영화 판의 미로 해석, 결말, 줄거리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의 영화 <판의 미로 - 오필리아의 세개의 열쇠>, 최근 그가 만든 작품으로는 <셰이프 오브 워터>등이 있습니다. 깊은 서사를 풀어내는 그의 표현력은 정말이지, 믿고 보는 감독임이 틀림 없습니다 :-)
판의 미로는 까마득하게 어렸을 적 보았던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잔인한 동화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항상 행복이나 사랑 등 긍정적인 것을 비추는 영화들만 보다가, 이렇게 다크판타지적인 작품을 접하니까 그 매력에 매료될 수 밖에 없더군요.
처음에 이 영화를 볼 땐 결말이나 해석 같은 것이 너무나 궁금했는데 영화를 몇번이고 되풀이해서 보니까 조금은 이해가 갑니다. 해석은 주관적인 것이니 그 점은 알아주시고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시작 장면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피를 흘리며 싸늘하게 죽어가는 주인공 오필리아가 첫 장면에 잡힙니다. 왜 이 소녀가 죽게 되는지, 관객으로 하여금 궁금하게 만드는 감독의 의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사실 영화 보다보면 오필리아가 죽게되는 걸 까먹지만요)
시간을 되돌리는 듯한 기법을 사용하여 오필리아가 이 마을에 오게 된 처음 상황부터 조명합니다. 오필리아는 많은 인물들과 얽혀있는 주인공 입니다. 생명을 우습게 보는 양아버지라는 무지막지한 작자, 동생을 임신한 만삭의 어머니, 미궁의 인물인 판까지. 등장인물들을 차근차근 뜯어보겠습니다.
인간의 '완벽한' 악을 그려내는 오필리아의 양아버지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죽이고, 아무런 가책도 느끼지 않습니다. 오필리아의 어머니보다 품고있는 자신의 자식에게 더 많은 애착을 보이는 이. 상당한 기회주의자이며 성취욕, 독점욕이 강하며 항상 시계를 보며 시간에 쫓기는 듯이 조급해하는 인물. 오필리아가 동생을 죽이라는 판과 갈등을 겪는 찰나에 오필리아를 죽이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아이를 오필리아에게 뺏어들고 미로를 탈출하던 도중, 메르세데스에게 죽임을 당합니다. 마지막에 실현되는 권선징악에 쾌재를 부르게 되더군요.
판은 아직도 미궁 속 인물입니다. 오필리아를 도와주는 모습에선 선을 좇는 것 같으면서도, 이해하기 힘든 세가지 제안을 보면 악을 좇는 것 같기도 한 인물이죠. 선과 악, 그 중에서 딱 어디다 라고 정의내리긴 힘들겠지만, 확실한 것은 판은 인간과 대치되는 인물입니다. 인간도 선과 악, 그 사이를 명확히 가를 수 없는 존재기에 판도 명확히 어디에 정의할 수 없다고 판단됩니다.
인간을 믿지 않지만 오필리아에겐 은근히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판, 친절히 대하는 이유는 오필리아가 '인간'이라서가 아니라 자신의 세계의 '공주'기 때문인데요. 동화를 많이 읽으며 판타지를 꿈꾸는 영락없는 어린 아이인 오필리아에겐 이러한 판의 주장이 솔깃할 수 밖에 없죠.
판이 주는 미션을 하나둘씩 행하는 오필리아, 하지만 이 미션들 조금 수상하게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판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어머니가 품고 있는 오필리아의 동생입니다. 본래의 계획 같으면 오필리아와 동생, 둘 다 이상 세계에 갈 수 있었지만, 오필리아가 미션 도중 과일을 먹어버리는 바람에 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최고의 명장면 1분입니다. 볼드모트 버금가는 해괴망측한 비주얼의 괴물이 등장하죠. 본래는 잠들어있었으나 오필리아가 음식을 먹는 바람에 깨어납니다. 보는 사람의 숨이 쫄리는 이 장면은 판의 미로를 완전히 각인 시켜 줍니다. 눈이 없지만 깨어난 뒤 손바닥에 눈을 붙이고 시력을 되찾고 오필리아를 먹으려고 하는 괴물. 웬만한 액션신을 뛰어넘는다죠! 심장 쫄리는 장면은 제가 판의 미로를 기억하고 완전히 각인된 명장면입니다. 아마 저 말고도 많은 분들이 동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아무튼 여기서 먹은 과일이 발목을 붙잡습니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먹어버린 음식, 그리고 분노를 내뿜는 판의 태도를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가 오필리아가 판의 계략에게 휘둘리는 것이라고 해석됩니다. 룰은 룰입니다. 오필리아는 룰을 보란 듯이 어겨버렸구요. 판은 오필리아가 이제 그 세계로 갈 수 없다고 하지만, 금세 말을 바꾸는데요. 판은 오필리아의 동생의 육신을 얻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게 아닐까 해석되더라구요. 아직 오필리아가 이용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그녀를 이용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판의미로 결말에선 싸늘하게 죽어가는 오필리아의 상상 속 찬란한 금빛으로 물든 세상이 그려집니다. 얼핏 보기엔 행복한 해피엔딩 같아보이지만 제가 보기엔 오필리아가 그린 허상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판을 선의 인물이라고 보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인간들이 판을 조심하라는 소문의 존재도 이 때문이 아닐까요?
아무튼 확실한 것은 판을 곧이곧대로 믿어버린 순수한 오필리아의 영혼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너무 순수한 어린아이 캐릭터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느끼게 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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