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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소재 퀴어 영화 <콜미바이유어네임> 해석, 복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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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띵작 인생영화 Call me by your name
이 영화를 보고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 십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웰메이드 퀴어가 나왔기 때문이다. 처음에 봤을 때 깊은 여운으로 두 번 봐서 새벽 4시에 잤음에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잠을 헌납하면서까지 볼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추천드리고 싶다. 약간의 아쉬운 점은 한참 상영할 때 영화관에서 보지 않았다는 것, 큰 스크린으로 샬라메를 영접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대해 땅을 치고 후회한다. 이 글을 읽는 콜바넴 덕후들은 속편은 꼭 같이 스크린으로 봅시다!

 

 

주관적으로 지어본 부제는 소년의 아픈 첫사랑이다. 표현이 진부할수도 있겠지만 최선이다. 영화는 엘리오 1인칭 시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관객들이 엘리오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티모시 샬라메가 맡은 엘리오 역할은 청년인 올리버를 처음으로 사랑하는 17살 소년이다. 올리버는 교수인 엘리오 아버지를 방학동안 돕는 조교로서 이탈리아의 어느 여름에 손님으로 나타난다. 이 둘은 짧은 시간 동안 서로 사랑한다. 사실 영화가 말해주는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 뿐이다. 엘리오와 올리버의 만남, 교류, 사랑, 이별까지 전부 그들이 관여한다.
누구나 첫사랑은 있고 누구나 사랑에 대한 아픔을 겪지만 왜 그들은 더욱 특별해 보이는 것일까? 영화를 보면 엘리오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에 대해서 왜 그렇게 사람들이 공감하고 마음 아파하는 지 알 수 있다.

 

1. fall in love
사실 영화 초반부터 올리버가 엘리오를 마음에 들어한다는 은밀한 시그널을 보낸다. 초반에 보면 근육통이 온 엘리오에게 간단한 마사지를 해주는 장면이 있는데, 영화에서는 헤머가 상당히 잘 표현한 것 같다. 감독도 헤머의 표현을 좋아했다는 인터뷰를 보았지! 책을 통해 보면 올리버는 엘리오를 본 순간부터 마음에 들어 했지만, 본격적인 계기는 아마 피아노 위를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엘리오를 보고 관심이 생겨난 게 아닐까 싶다. 유심히 피아노치는 그를 보는 그윽한 눈빛이 깊이 담긴다. 
엘리오는 아닌 척 하지만 처음부터 올리버에게 관심이 있어보인다. 그를 향하는 곁눈질, 무관심처럼 보이는 은근한 관심까지. 또 엘리오가 보기에 '다 큰 어른'인 올리버에 비해 자신은 아직 털이 덜 자랐다거나 면도도 어설프게 하니까 신체적으로 자신보다 더 자란 완전한 성인에 대한 호기심일 수도 있고.
같은 방을 쓴다는 이유로 그와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기도 하며 심리적으로도 그에게 생기는 호기심과 흔들리는 성정체성을 쭉 보면 엘리오는 아마 처음부터 올리버에게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닐지 생각해볼만 하다.

2. 마르지아와 엘리오
엘리오는 '좋아한다'는 감정을 이성 친구 마르지아에게 느낀다. 그래서 관계도 맺고 연인 비슷하게 행동했다. 마르지아는 그 뒤로 완전 연인이라고 생각했지만 엘리오는 좋아한다는 감정을 넘어서 사랑하는 감정을 올리버에게 느껴버렸기 때문에 마르지아는 뒷전이 된다.
영화에서 마르지아가 분량은 어느 정도 차지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엘리오가 남성과 여성의 그런 관계를 생각했을 때 비교하기 쉽고  그의 혼란스러운 정체성을 조금 더 빨리 찾을 수 있게 하는 계기가 아닐까 싶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올리버보다는 엘리오 쪽으로 치우쳐져 있고 소년의 첫사랑 그리고 성 정체성에 관해 찾아가는 이야기니깐 그렇게 해석도 가능하겠지.

3. 시대를 잘못 만난 가혹한 첫사랑
이미 둘은 여름이 가게 되면, 서로 이별 할 거라는 일시적인 관계인 걸 알고 있었다. 이별을 염두하고 예견하며 사랑을 키워나가게 되는데... 예견한 이별을 전제로 하는 사랑이 엘리오의 '첫사랑'이라니 너무 가혹하다.
덧붙혀서 이 영화의 배경은 1980년대 기 때문에 동성 커플에 대해서 더더욱 부정적인 시각을 갔던 시기였다. 영화에서도 이탈리아 게이 커플이 아주 잠깐 나오는데 엘리오가 낯간지럽다는 식으로 아버지에게 말하고 만나고 싶지 않아하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시대적으로도 그렇고 그때는 올리버와 사랑을 나누기 전이기 때문에 정체성이 더욱 흔들리는 시기였을 테다. 

 

4. 이별여행
둘은 서로에 대한 감정을 나누지만, 이별할 수 밖에 없는 사이였고 결국 말미엔 이별 여행을 함께 떠난다. 물론 영화에서는 여행을 보여주는 장면의 시간이 좀 짧아서 상당히 아쉽다. 책에서 읽어볼 수 있는데 서로 이별을 앞두고 여행을 온 것이기 때문에 더욱 애틋한 사랑을 나눌 수 있었다고 본다.

5. 복숭아
가장 충격적인 혹은 감각적인 장면으로 뽑히는 복숭아씬. 하지만 영화를 거듭 볼 때마다 생각하는 건 정말 이 장면은 영화에서 도저히 빼놓을 수 없는 필수적인 장면이라는 것. 콜미바이유어네임 복숭아 장면 해석은 엘리오의 정체성 뿐만 아니라, 그가 제대로 '성장' 해나가고 있다는 걸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콜바넴 특유의 감각적인 느낌도 되게 잘 살렸다고 생각했다. 많고 많은 과일 중에서 복숭아를 선택했다는 점도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최선의 선택이었다.

많은 분들이 느끼셨을테지만, 영화를 보고 있자면 언젠가 꼭 이탈리아 장기 여행을 떠나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긴다. 소도시 크레마는 정말 꼭,꼭,꼭 가볼 것이다! 스토리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시골의 배경적 느낌을 잘 살려서 더더욱 영상미를 아름답게 만들었다.

이런 스토리를 만나볼 수 있게 해준 안드레애치먼에게도 상당한 감사를 표한다. 속편 확정 소식에 울어버린 나는 개봉하자마자 달려가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같.. 같이 달려가실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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